새치 - 박영애 새치 - 박영애 “새치 좀 뽑아라!” 하나에 십 원씩 백 원이면 끝났던 일이 과자값 오르듯이 마구 올라 이제는 천 원에도 어림없다. “이젠 염색해야겠다!” 아빠가 소리친다. 암송 추천시 2012.09.17
엄마는 할머니의 엄마 엄마는 할머니의 엄마 - 서재환 엄마는 할머니의 엄마, 할머니가 쓰러져 눕자 엄마가 할머니께 밥을 떠먹이신다. - 자, 엄마! 그래그래 꾸울떡! 울 엄마 참 예쁘다. 이제는 손도 발도 다 못 쓰는 할머니께 세 살배기 아가에게처럼 국을 떠먹이신다. 흘린 것 닦아도 주고, 옳지, 그렇지! 뽀뽀.. 암송 추천시 2012.09.14
잘 안 되는 거 - 박두순 잘 안 되는 거 - 박두순 말은 붙잡아 두려고 애써도 잘 안 됩니다. 오늘도 그만 짝궁에게 “너 나빠” 불쑥 말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음이 그 말 붙잡아 두려고 했는데 마음이 그만 놓쳐 버렸습니다. 이번엔 “미안해” 이 말을 놓아 주고 싶은데 잘 안 됩니다. 암송 추천시 2012.09.13
마술 - 조영수 마술 - 조영수 돼지 저금통이 마술을 부렸다. 아프리카에 가서 염소 한 마리 되었다. 배고픈 아이에게 젖 나눠 주는 젖엄마가 되었다. 암송 추천시 2012.09.12
아빠 걱정 아빠 걱정 - 민경정 엄마가 1박 2일 연수를 갔어요. 애들 걱정 말고 다녀오라던 아빠가 현관문 들락날락 휴대폰 만지작만지작 리모컨 올렸다 내렸다 괜히 왔다 갔다 누웠다 일어났다 해요. 나와 동생은 아빠 걱정 때문에 엄마는 까맣게 잊었어요. 암송 추천시 2012.09.11
가을바람 - 김봉석 가을바람 - 김봉석 향긋한 열매 향기를 맡았나 봅니다 가을바람이 소식을 싣고 달려옵니다. 나비에게 벌에게 전해주고 산 너머로 달려갑니다. 가을바람이 열매 익는 소리를 들었나 봅니다. 산새에게 전해 주면 새는 그 소리 듣고 노래합니다. 가을바람이 지나간 산마다 골마다 가을 냄새.. 암송 추천시 2012.09.10
소중한 친구 - 장수아 소중한 친구 - 장수아 (미국 초등학생, 시암송반 회원의 손녀) 소중한 친구는 나를 이불처럼 감싸준다 언제나 나와 함께 다정한 친구가 되어서 서로 사랑하며 소중하게 여긴다 엄마처럼 믿음직스럽고 나를 위로해 주고 도와주는 사랑은 그야말로 소중한 친구 다정한 친구가 많은 나는 반.. 암송 추천시 2012.09.09
이 한순간 - 홍윤숙 이 한순간 - 홍윤숙 목적지는 없었다 다만 길이 있을 뿐 끝이 없이 먼 길을 가고 또 가야 했던 지상의 날들 머물 수 없이 아득한 길 위에서 이따금 걸어온 길 뒤돌아보고 보이지 않는 전방을 막막한 가슴으로 더듬으면서 문득 확인한다 앞에도 뒤에도 아무 것도 없음을 있는 것은 오직 지.. 암송 추천시 2012.09.07
동그라미 - 민병도 동그라미 - 민병도 사는 일 힘겨울 땐 동그라미를 그려 보자 아직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있어 비워서 저를 채우는 빈 들을 만날 것이다 못다 부른 노래도, 끓는 피도 재워야 하리 물소리에 길을 묻고 지는 꽃에 때를 물어 마침내 처음 그 자리 홀로 돌아오는 길 세상은 안과 밖으로 제 .. 암송 추천시 2012.09.03
그 남자 - 손수진 그 남자 - 손수진 노을색 천막이 사람의 얼굴도 치자 빛으로 물들게 하는 저녁 잘려서도 꿈틀거리는 낙지발을 씹으며 소주잔을 들어 목으로 털어 넣는 남자 스무고개를 하듯 앞에 앉은 사람에게 묻는다 - 손가락 한 개로 뭐든 다 할 수 있어 한가지만 빼고 그게 뭔 줄 아는가? 마주 앉은 사.. 암송 추천시 2012.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