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 이우걸 이명 - 이우걸 가려서 들을 수 없는 귀의 숙명이여 오늘은 문 닫아걸고 제 한의 소리로 운다 이 세상 마른 갈밭을 휩쓸고 가는 바람 소리 암송 추천시 2012.10.21
가을날 - 정희성 가을날 - 정희성 길가의 코스모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나에게 남은 날이 많지 않다 선득하니,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그림자가 한층 길어졌다 암송 추천시 2012.10.20
우정을 기리는 시 - 김봉호 우정을 기리는 시 - 김봉호 찻잔에 비추이는 봉창의 달빛 기러기 우는 소리 간간한데 우리네 정담이 밤을 새운다 오손도손 손 꼽아 몇 해였던가 지난 세월이 자꾸만 새로워지네 암송 추천시 2012.10.18
가자, 가을 숲으로 - 김후란 가자, 가을 숲으로 - 김후란 가자 가을 단풍 손짓하는 저 숲으로 살아있는 모든 것의 황홀한 몸짓 무르익은 과일의 원색적인 도발 무거이 열매 안은 만삭의 몸 겸허하게 하늘에 공양하는 나무들 그 선한 눈길 따라 불 붙는 가슴으로 가자, 벌레소리 귀 적시며 우거진 숲 향기로운 품 속으.. 암송 추천시 2012.10.17
단풍, 단풍 - 노명순 단풍, 단풍 - 노명순 이름 모를 산길 산모퉁이 막 돌자, 바로, 거기, 골짜기에 방금 새로운 색깔로 태어난 듯한 대여섯 그루의 눈부신 샛빨간 단풍나무 가을 햇살 아래 몇 억 년 전, 어느 별의 몸 속에서 끓던 용암이 폭발한 듯 오로지 한 빛깔로 징하게 천지 사방에 열꽃으로 춤추는 샛빨간.. 암송 추천시 2012.10.15
아기송아지 - 전세중 아기송아지 - 전세중 무서울 것 없는 아기송아지 내 세상이다 내 세상이다 들길을 겅중겅중 뛰어다닌다. 놀란 강아지는 저만큼 달아나고 엄마소는 두 눈만 껌뻑껌뻑 들길은 마음 조마조마하게 바라보고 있다. 암송 추천시 2012.10.14
길 건너기 - 강만 길 건너기 - 강만 우리 동네 길 오른쪽에는 희망산부인과 길 왼쪽에는 행복장례식장이 있다 그 길을 건너가는데 사람들은 한평생이 걸렸다. 암송 추천시 2012.10.13
말 - 강만 말 - 강만 등짐 노동을 하면서도 말은 평생 서서 잠을 잔다 서서 잠을 자고 서서 꿈을 꾼다 마지막 날 비로소 등짐 내려놓고 누운 아버지. 암송 추천시 2012.10.12
오늘은 내가 나의 손님이고 싶다 - 김학수 오늘은 내가 나의 손님이고 싶다 - 김학수 그대가 귀찮고 싫어서가 아닙니다 이따금 혼자가 좋을 때가 있습니다 모처럼 내가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서라도 종종 내가 나를 찾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 나는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잘 살고 있는지 잘못 살고 있는지 스스로 안부가 궁금.. 암송 추천시 2012.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