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 김재진 만남 - 김재진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통째로 그 사람의 생애를 만나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아픔과, 그가 가진 그리움과 남아 있는 상처를 한꺼번에 만나기 때문이다. 암송 추천시 2013.01.23
영혼의 눈 영혼의 눈 - 허형만 이태리 맹인가수의 노래를 듣는다. 눈먼 가수는 소리로 느티나무 속잎 틔우는 봄비를 보고 미세하게 가라앉은 꽃그늘도 본다. 바람 가는 길을 느리게 따라가거나 푸른 별들이 쉬어가는 샘가에서 생의 긴 그림자를 내려놓기도 한다. 그의 소리는 우주의 흙 냄새와 물 .. 암송 추천시 2013.01.22
동백꽃 - 이수복 冬柏꽃 = 이수복 冬柏꽃은 훗시집간 순아누님이 매양 보며 울던 꽃 눈녹은 양지쪽에 피어 집에 온 누님을 울리던 꽃. 홍치마에 지던 하늘 비친 눈물도 가녈피고 씁쓸하던 누님의 한숨도 오늘토록 나는 몰라…… 울어야던 누님도 누님을 울리던 동백꽃도 나는 몰라 오늘토록 나는 몰라….. 암송 추천시 2013.01.21
물, 물소리 - 정두리 물, 물소리 - 정두리 시냇물은 그 속에 모난 돌을 품었기에 맑은 소리를 낸다 했어요 돌 돌 돌, 돌을 굴리느라고 물은 가슴에 얼마나 홈이 패었을까요? 그러고도 맑을 수 있는 물, 물소리. 암송 추천시 2013.01.19
돌과 시 - 강인한 돌과 시 - 강인한 햇빛이 부서져서 그물눈으로 일렁거리는 물 속 고운 빛깔로 눈 깜박이는 돌빛 건져올리면 마르면서 마르면서 버짐꽃이 피고 내가 쓰는 글도 물 속 깊은 생각 치렁한 사념의 물빛에서 건져올리면 햇빛에 닿아 푸석푸석 마른 돌꽃이 피고. 암송 추천시 2013.01.17
토닥토닥 - 김재진 토닥토닥 - 김재진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는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암송 추천시 2013.01.15
노인들의 장기판 - 이재무 노인들의 장기판 - 이재무 푸른 공기입자들 산개하는 저물녘 공원 정자에 모인 노인들의 자못 심각하고 진지한 장기판 구경꾼에 섞여 어깨 너머로 훔쳐본다 車로 질주하다가 卒로 걷다가 象으로 뛰어넘다가 馬로 달리는 네모칸 속에 펼쳐놓은 생, 갖은 궁리 쥐어짜내고 있는 표정들 그들.. 암송 추천시 2013.01.14
폭포 - 정춘자 폭포 - 정춘자 떠밀지 마! 겁먹은 소리로 애원을 해도 사정없이 밀어 대는 장난꾸러기들. 으아아! 아이쿠! 엎어지고 자빠져도 아파할 사이도 없이 산이 떠나갈 듯한 웃음. 하얗게 부서지는 웃음. 암송 추천시 2013.01.09
아침 산 - 권영세 아침 산 - 권영세 아기 산새 기지개 소리 잠 깬 아침 산 물기 젖은 얼굴 곱게 빗은 머릿결 아, 누가 보내었을까? 하아얀 구름 목도리. 암송 추천시 2013.01.07
산 너머 저쪽 - 이문구 산 너머 저쪽 - 이문구 산 너머 저쪽엔 별똥이 많겠지 밤마다 서너 개씩 떨어졌으니. 산 너머 저쪽엔 바다가 있겠지 여름내 은하수가 흘러갔으니. 암송 추천시 2013.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