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단풍, 단풍 - 노명순

日日新 2012. 10. 15. 18:41

단풍, 단풍 - 노명순

 

이름 모를 산길

산모퉁이 막 돌자, 바로, 거기, 골짜기에

방금 새로운 색깔로 태어난 듯한 대여섯 그루의

눈부신 샛빨간 단풍나무

 

가을 햇살 아래

몇 억 년 전,

어느 별의 몸 속에서 끓던 용암이 폭발한 듯

 

오로지 한 빛깔로 징하게

천지 사방에 열꽃으로 춤추는 샛빨간 단풍나무

 

상처 순도 100% 빨강 태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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