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 김민하 엄마처럼 - 김민하 남빛 앞치마 출렁이는 바다 살짝 뺨 대보고 싶은 그 아득한 품이 바삐 들썩거리네 너른 모래밭 파도 걸레로 닦아야지 조가비 한 줌씩 제자리 찾아 올려놔야지 구름 빨아서 수평선 긴 빨랫줄에 널어야지 아침부터 밤까지 쉴 틈이 없네 엄마처럼 구석구석 세상 말끔히 치.. 암송 추천시 2012.08.10
꽃을 보려면 - 박두순 꽃을 보려면 - 박두순 채송화 그 낮은 꽃을 보려면 그 앞에서 고개 숙여야 한다. 그 앞에서 무릎도 꿇어야 한다. 삶의 꽃도 무릎을 꿇어야 보인다. 암송 추천시 2012.08.06
어떤 하루 - 강기원 어떤 하루 - 강기원 무엇도 기다리지 않고 무엇에도 사로잡히지 않은 채 홀로 하루를 보낸다 설렘 없이 울렁증 없이 슬픔 없이 그저 담배 한 개비를 피워 물 뿐이다 그런 마음이다 견디는 바 없이 보내는 이런 드문 하루는 가볍고 가볍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가을이 눈동자만큼 깊다 이.. 암송 추천시 2012.07.29
그러나, - 김선태 그러나, - 김선태 내 딸 여진이가 두 살 적 기분이 좋으면 <까르르> 웃고 기분이 나쁘면 <으아앙> 울던, <어> 벌린 입을 다물었다 떼면 <엄마>가 되고 <아> 벌린 입을 다물었다 떼면 <아빠>가 되는, 그때, 바로 그때까지가 아름다웠습니다. 내 딸 여진이가 네 살 적 .. 암송 추천시 2012.07.28
항아리 - 고성기 항아리 - 장선생에게 항아리를 받고 (고성기) 뜨거운 불에 구운 빗깔 고운 작은 항아리 곁에 두게 하신 뜻을 숙제하듯 풀다 보니 귀한 것 작고 빛나듯 “보석 같은 시 채우세요!” 암송 추천시 2012.07.27
녹을 닦으며 - 허형만 녹을 닦으며 - 허형만 새로이 이사를 와서 형편없이 더럽게 슬어 있는 흑갈빛 대문의 녹을 닦으며 내 지나온 생애에는 얼마나 지독한 녹이 슬어 있을지 부끄럽고 죄스러워 손이 아린 줄 몰랐다. 나는, 대문의 녹을 닦으며 내 깊고 어두운 생명 저편을 보았다. 비늘처럼 총총히 돋혀 있는 .. 암송 추천시 2012.07.24
어느 새벽길 - 김후란 어느 새벽길 - 김후란 안개 짙은 새벽길을 걷는다 함께 가는 우리 두 사람과 한옆으로 지나가는 차소리와 잠 덜깬 집들이 천천히 천천히 밀려 간다 언제나 성급하던 세계가 아득 멀어지고 오늘 우리는 아주 가까이 서로를 느끼며 떨어지지 않으려고 손을 꼬옥 잡고 걸어간다 우리는 세상.. 암송 추천시 2012.07.14
어머니가 주신 것 - 허영자 어머니가 주신 것 - 허영자 내 머리털 한 올도 손톱 하나도 귀하고 귀한 것임을 안다 - 이는 어머니가 주신 것이기에 내 머리털 한 올도 손톱 하나도 귀하고 귀하게 써야 할 것임을 안다 - 이는 어머니가 주신 것이기에 암송 추천시 201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