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송칼럼(2008-14)

"가장 좋은 시를 쓰고 싶다"

日日新 2010. 12. 21. 23:20

 

“가장 좋은 시를 쓰고 싶다”

 

 

어제 사직공원 내에 있는 영상관에서 ‘북한 어린이 돕기’ 김원중 달거리 공연이 있었다. 올해 마지막 공연인 이달의 주제는 “한 걸음만 더” 였다. 마침 이날은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이 있었고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공격을 해 올지 몰라 불안감을 지닌 채 보낸 날이기도 해서 공연을 맞는 마음은 특별했다. 김원중 씨도 인사말에서 마음이 무겁다며 그래도 모두 따뜻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갖자고 했다.

 

 

청중은 무대의 가수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캐롤을 흥겹게 불렀다. 메리 크리스마스가 스페인말로 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란 것도 알게 되었다. 김원중 씨가 몇곡의 노래를 불렀는데 “내일은 해가 뜬다”란 노래가 특별히 인상적이었다.

 

 

김원중 씨는 곡이 붙여진 안도현 시인의 ‘모항 가는 길’을 부른 다음, 안 시인의 시 “바닷가 우체국”을 낭독했다. 아름다운 배경그림을 보면서 가수의 낭랑한 목소리로 들으니 시가 무척 마음에 와 닿았다.

 

 

초대손님으로 전주에서 온 안도현 시인이 무대에 올라와서 김원중 씨의 물음에 답하는 순서가 있었다. 연탄재가 나오는 “너에게 묻는다”로 잘 알려진 안 시인은 고품격의 시를 쓰면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행복한 시인이다. 그는 연탄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시 쓰기 전엔 연탄재를 술 먹고 발로 차는 존재로만 알았다”면서 “이 시는 해직교사 시절 힘들지만 용기를 내라고 자신에게 한 말이었다”고 했다. 김원중 씨가 “다른 시인들이 안도현 시인을 시를 가장 잘 쓰는 시인”이라고 평했다고 하자, 자신은 “시를 잘 쓰는 시인이 되기 보다는 가장 좋은 시를 쓰는 게 바램”이라고 했다.

 

 

안 시인도 몇 해 전부터 북한에 사과나무 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김원중 씨의 소개에 그는 "펜으로라도 전쟁 상황을 막고 싶다"며 "평화를 위해선 북한에 들락날락해야한다"고 했다.

 

 

북한 어린이에게 사랑의 빵을 전하기 위해 노래하는 가수와, 평화와 희망을 심는 시인과의 만남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끝으로 김원중 씨가 문병란 시 “직녀에게”를 절실한 감정을 담아 열창했다. “... 우리는 만나야 한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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