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송칼럼(2008-14)

주님이 내게 주신 꿈 - 시암송운동

日日新 2011. 4. 11. 19:00

 

주님이 내게 주신 꿈 - 시암송운동

 

 

 

 

 

 

 

시암송의 시작

 

 

저는 사직공원 아래에 있는 드맹아트홀(주로 음악회를 갖는 문화공간)을 맡고 있습니다. 서강정보대학(교양학부)에 몇 년 출강하기도 했습니다. 시암송을 시작한 것은 40대 초반이었습니다. 우연히 어느 분의 시암송을 듣고 저도 시를 외워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습니다. 고교생 때 몇 편 외워보긴 했지만 시에 가까이 가보려는 시도는 처음이었지요.

 

 

‘일주일에 한 편’ 목표를 세우고 마음에 드는 시부터 한 편 한 편 외워갔습니다. 통장에 적금이 불어나듯이 암송시가 늘어나면서 재미가 생겼습니다. 보석 같은 시를 내것으로 만들었다는 소유감과 내 노력으로 가치있는 뭔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으로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암송의 재미에 빠져 틈나는대로 10여 년간 좋은 시를 골라 외우다보니 암송시가 천 편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암송시 덕분에 ‘한결같이 변함없는 좋은 친구’를 많이 가진 사람처럼 ‘마음 부자’가 되었습니다.

 

 

시암송국민운동

 

 

암송시가 몇백 편쯤 되었을 때 ‘시암송의 행복’을 나만 누릴 것이 아니라 이웃과도 나누면 좋겠다는 소원이 마음속에 물결처럼 일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저의 꿈에 문광자 선생(둘째 누나, 패션디자이너)이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기꺼이 시암송운동에 후원을 해주기로 한 것이지요.

 

 

우리는 “전국민 명시50편 외우기”를 표어로 내걸고 1996년 가을에 드맹빌딩 안에 시암송국민운동본부를 설립, 명시 50편 시카드를 만들어 전국에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캠페인으로 시암송에 관심을 가지고 시를 외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이 자신의 강연 후에 이 시카드를 소개하기도 하시고,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리는 송년음악회에 전 김형오 의장님이 저에게 시암송을 부탁하셔서 두 편의 암송과 시암송운동 소개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시암송 프로그램

 

 

제게 시암송운동의 꿈을 주신 주님께서는 시암송운동을 구체적으로 펼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주셨습니다. 2년 전에 생긴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시암송 프로그램 강사로 초빙을 받게 된 것입니다.

 

 

시 전문가도 아닌 내가 어떻게 시암송반을 계속 이끌어갈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없지 않았지만 주님께서 능력 주셔서 지금까지 별 어려움 없이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시암송반에 오신 분들을 생각하며 나름대로 성의껏 교재를 만들어 시를 소개하고 (그 중에는 양림교회 예배 때 함께 읽었던 시도 몇 편 있습니다) 함께 낭독하고 암송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60여 분이 참석하시는데 가정주부 뿐만 아니라 간호사, 교사 등 각계각층에서 활동하셨던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지금까지 100편 이상 암송자가 일곱 분, 50편 이상 암송자가 열여섯 분 나왔습니다. 60세가 넘으신 분은 누구나 시암송반 (매주 월요일 10시-12시)에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수강료는 없습니다. (문의: 011- 9623- 4115)

 

종종 시암송반 회원님들의 소감을 들으면서 시암송이 거칠고 메마른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정서를 순화해주는 ‘아름답고 고상한 취미’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곤 합니다. 여러분의 삶 속에 성경암송과 함께 시암송을 맞아들이시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입니다. 시내 한 교회에 출석하시는 방신정 회원님(전남여고 졸업생)의 시암송 소감을 소개합니다.

 

 

전혀 못 외울 줄 알았던 시들을 한 편 두 편 외울 수 있게 되자 욕심이 생겼습니다. 금년에 50편 목표를 세웠는데 오늘 12월 28일 이해인 수녀의 “송년의 시”로 50편을 채웠습니다. 남이 갖지 않은 보물을 나만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설레이고 충만한 기쁨으로 행복했습니다. 정말 내가 해냈구나, 하는 성취감! 나는 나에게 칭찬하고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젠 혼자 있는 시간에도 “시”가 친구가 되어주어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노년의 삶에 “시암송”의 기쁨을 알게 해 주신 문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2010, 12, 28)

 

 

 

다음은 제가 시암송에 관해 쓴 “시 외우기”라는 제목의 짧은 시 한 편입니다.

 

시 한 편 외우기/ 마음에 꽃 한 송이 심는 일// 시 한 편 외우기/ 마음에 등불 하나 밝히는 일// 시 한 편 외우기/ 마음에 노래 하나 흐르게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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