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시사랑 고백
앞으로 ‘대한민국’이란 국가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려면 문화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문화 예술인들이 각고의 분발을 해야 한다. 정치 경제 같은 비문화 부문의 지도자들도 문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중략)
중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적 문화 중심의 지위를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초등학교에서 공자 맹자를 암송하게 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조선왕조 500년의 지속 가능성은 국가 엘리트 선발을 시문(詩文)으로 했기 때문인 측면도 있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지만 차기 정부는 각종 국가 고시에 고시조(古時調)와 현대시 암송 테스트를 의무화할 수도 있다. 배관공, 용접공 시험, 그리고 9급 공무원 시험에서 행정 사법 외무고시에 이르기까지 시 암송을 시험칠 수 있다. 명시 30선집, 50선집, 100선집, 300선집, 500선집 등을 만들어 능력과 단계별로 차등 적용할 수 있다. 간행은 문화예술위원회가 책임지고, 수익금은 문화지원 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서양 좋은 그림을 100점 정도 외우게 하고, 선별된 좋은 음악 100곡의 테마 선율을 외우게 할 수도 있다. (김광일, 전 조선일보 문화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