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시사랑

박보균 님

日日新 2010. 1. 9. 20:25

명사의 시사랑 고백


시인은 사회의 격조를 관리한다. 시는 국가의 품격을 상징한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미국의 대표 시인이다. 1963년 1월 그는 숨졌다. 아홉 달 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그를 기리는 추모 연설을 했다. 프로스트가 교수로 있었던 명문 앰허스트대학(매사추세츠주)에서다. 그 대학 프로스트 도서관에 가면 케네디의 연설문이 전시돼 있다. ‘대통령과 시인’이라는 제목으로다.


그 연설문은 국가의 품격과 정체성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고 있다.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 비전에 대한 신선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케네디는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는 길’을 인용한 뒤 이렇게 말했다. “한 나라는 그 나라가 배출한 인물에 의해서뿐 아니라, 그 나라가 존경하는 인물, 기억하는 인물을 통해서 그 존재를 드러낸다.” (A nation reveals itself notonly by the men it produces but also by the men it honors, the men it remembers.)


어느 나라, 어느 시대마다 위인과 천재를 내놓는다. 하지만 그들을 기억하고 존경하는 정도와 방식은 다르다. 시인에 대한 대통령의 추모는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케네디의 프로스트 기억은 미국의 격조를 과시했다. (박보균, 중앙일보 기자, ‘국가의 품격’이란 글에서 발췌, 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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