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의 만남

취미 생활

日日新 2009. 11. 26. 20:35


취미 생활


면접시험 때에 미국에서는 ‘너는 무엇을 할 줄 아느냐?’ 라고, 프랑스에서는 ‘너는 무슨 시험에 합격했느냐?’ 라고 묻는데 영국에서는 ‘너의 취미는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고 한다. 그 사람의 취미만으로도 그의 인간성을 충분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이 없이도 민주 정치를 잘하는 영국 사람다운 질문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취미가 없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취미가 없는 인생은 사막을 홀로 걸어가는 나그네 같은 인생이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세계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유명한 곳에 가면 손에 쥐어질 정도의 예쁜 돌을 주워가지고 온다. 그 돌에는 반드시 주은 장소와 주은 시일을 기록해둔다. 돈 안 들고 오래두고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훌륭한 기념품이다. 다음으로는 그 고장 특산의 민속 조각품들을 모은다. 그리고 작은 화병도 수집해 집에서는 때때로 꽃을 꽂아놓고 본다. 실용적이다.


나의 생일은 부처님 생일과 같은 음력 4월 8일이다. 종교는 기독교지마는 불상을 좋아해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오십여 구의 불상이 있다. 불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조각품으로 모은다. 일반 조각품은 아름답기만 하면 좋은 작품이다. 그러나 불상은 아름다움 외에 착한 불심(佛心)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내 호주머니 안에도 언제나 일 센티미터 남짓한 높이의 작은 불상이 들어 있다. 틈날 때에는 꺼내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바라본다. 그러면 불심을 느끼게 된다.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항상 마음을 즐겁게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건강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밝은 미소로 일을 하면 어려운 일도 모두 잘 풀려 나간다. 즐거움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즐거움은 자신이 스스로 창조해가는 것이다. 밝은 얼굴은 가는 곳마다 분위기를 밝게 한다. 가시밭길도 꽃밭으로 바꾸면서 살아가게 된다. 빙그레 웃는 스마일은 사막도 꽃밭으로 바꾸어놓는다. 취미는 스마일의 샘터이며 인생의 윤활유이다. (류달영, 전 서울대 농대 교수) <소중한 만남,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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