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시사랑/시인들의 일화

조태일 시인

日日新 2009. 10. 30. 21:17

시인의 일화 - 조태일 편


1980년에는 포고령 위반으로 함께 잡혀 들어갔다. 당사자인 검찰관도 무엇 때문에 구속됐는지를 몰라. “아마 비례대표로 문단에서 뽑혀 온 것 같다”고 해서 실소하지 않을 수 없었던 사건이다. 큰 덩치의 그와 왜소한 내가 한 수갑에 채여 조사받으러 가면 수사관들은 고목에 매미가 붙은 것 같다면서 웃었는데, 그러면 그는 더 크게 팔을 흔들면서 장난질을 쳐서 수사관들로부터 오히려 주의를 받았다. 도전적인 시에도 불구하고 남을 좋게만 보는 버릇이 있어, 자기는 재수가 좋아 늘 좋은 사람만 만난다면서, “그 사람 참 좋은 사람이에요. 조금밖에 안 때려요”하고 자기를 조사한 수사관을 옹호하기도 했지만, 나는 그들이 조태일 시인을 봐준 예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의 해설에서 유종호 교수는 “시인 조태일 씨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나의 이미지는 그가 선이 굵고 씩씩한 매우 남성적인 시인이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이 점 다른 사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신경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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