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교실 10
- 정일근
참 맑아라
겨우 제 이름밖에 쓸 줄 모르는
열이, 열이가 착하게 닦아놓은
유리창 한 장
먼 해안선과 다정한 형제섬
그냥 그대로 눈이 시린
가을 바다 한 장
열이가 착한 마음으로 그려놓은
아아, 참으로 맑은 세상 저기 있으니
* 정일근/ 경남 진해 출생. 경남대 국어교육과 졸업. <실천문학> 등단(1984).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1985). 소월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지훈문학상 수상. 시집『바다가 보이는 교실』,『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