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 시인은) 80년대 들어서는 술은 끊으시고 담배는 못 끊으셨다.
“이제, 건강을 생각하시어 담배마저 끊으시죠.”
라고 몇 번 부탁했지만
“담배는 못 끊겠어. 너무 심심해서….”
라고 하신다. 딴은 나도 담배는 못 끊고 있으면서, 박 선생께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번이나 담배마저 끊으시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공 형도 담배는 못 끊으면서…. 날 보고 자꾸 끊으라고 하면 어쩌누….”
“저야 뭐 그렇지만, 박 선생님은 오래 사시어야 저나 후배들이 선생님의 새로운 시를 자주 접할 수 있죠.”
“그럼, 공 형하고 나하고 같이 끊어볼까?”
그러나 박 선생님이나 나나 담배만은 못 끊고 살았다. (공석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