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공항 - 김광규
간이역처럼 고즈넉한 공항
빠리를 오가는 소형 제트기가 하루에
네 차례 뜨고 내린다
지중해의 눈부신 햇빛
투명한 공기와 라벤더 향기 속에
은빛 날개가 바다 위로 날아오른다
열한 시에 통관대를 닫고 직원들은
점심 먹으러 나간다
비행 스케듈을 잘못 잡은 외국 승객
몇 명만 남아 대합실을 지키다가
이층 레스토랑으로 옮겨 앉아
오후 비행기 편 기다리며
프로방스 포도주를 맛본다
예정에 없이 한참 쉬어 간 이곳을
여행객들은 나중에 관광 명소보다
오래 기억할 것이다 (2007, 현대문학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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