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좋은 시

日日新 2011. 12. 3. 19:18

해변의 공항 - 김광규

 

간이역처럼 고즈넉한 공항

빠리를 오가는 소형 제트기가 하루에

네 차례 뜨고 내린다

지중해의 눈부신 햇빛

투명한 공기와 라벤더 향기 속에

은빛 날개가 바다 위로 날아오른다

열한 시에 통관대를 닫고 직원들은

점심 먹으러 나간다

비행 스케듈을 잘못 잡은 외국 승객

몇 명만 남아 대합실을 지키다가

이층 레스토랑으로 옮겨 앉아

오후 비행기 편 기다리며

프로방스 포도주를 맛본다

예정에 없이 한참 쉬어 간 이곳을

여행객들은 나중에 관광 명소보다

오래 기억할 것이다 (2007, 현대문학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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