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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日日新 2011. 9. 23. 20:07

눈이 너무 작아서 - 유안진

 

물고기의 눈에는 물이 안 보이고

새의 눈에는 공기가 안 보이고

용의 눈에는 돌이 안 보인다지

꽃이 피면 꽃나무는 안 보이고

열매가 익으면 가지는 안 보이고

아기를 안으면 엄마 아빠는 안 보이지

젊은 家長을 대신하여 가스실로 들어가 준

막스밀리언 콜베 神父도

나치의 눈에는 유태인으로만 보였겠지

마음은 공기는 우주는 신은 안 보이니까

눈은 너무 작으니까

눈이라고 다 눈은 아니라니까.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에 수록, 천년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