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 김후란
어느날 문득
가슴 명치끝을 찌르는
생각 한가닥
담을 헐자 서로를 옭아맨 담을 헐자
이웃끼리 높은 담으로
세상을 절반쯤 눈 감고 사는
이 허망한 삶
담을 헐고 감나무든 대추나무든
아니 사철 푸른 상록수 심어
아침마다 환한 웃음
깨끗한 눈빛이 되자
우리들의 짧은 생
눈 가리고 달리지 않기로 하자
광망한 우주 한 끝에 서서
오늘 명치끝이 아프다
* 김후란 / 1934년 서울 생. 서울대 가정과 중태. <현대문학>에 시 ‘오늘을 위한 노래’ 외 2편이 추천되어 등단. 2004년 한국문학관협회 회장. 제14회 현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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