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들끼리 - 고규태
정녕 그럴 수만 있다면
아주 가까이 모여 살면 좋겠네
밤중이거나 신새벽이거나
문득 불처럼 보고 싶을 때
호명도 없이 들이닥쳐도 괜찮을
담 하나 사이 골목 하나 차이
꼭 그쯤의 거리에서 우리가
그리움의 어깨를 맞대일 수 있다면
겨울, 눈이 많이 내린 어느 휴일의 아침
조금 먼저 일어난 사람이
환희의 목청으로 늦잠을 깨워
눈발 위에 나란히 첫발자국을 새기고
얼굴마다엔 눈꽃 같은 웃음
오롯이 머금을 수 있다면
하여, 미움은 남의 것이 되고
사랑은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면
-------------------------
1959년 전남 화순 출생. 전남대 불문과 졸업.
1984년 ‘민중시’ 제1시집으로 등단. 1989년 시집 ‘겨울 111호 법정’ 발간.
'암송 추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일염 - 윤금초 (0) | 2010.01.18 |
---|---|
겨울산 (이성선) (0) | 2010.01.18 |
따뜻한 손 - 박덕규 (0) | 2010.01.14 |
그 사람 - 범대순 (0) | 2010.01.11 |
모닥불 (이시영) (0) | 2010.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