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시인 (임강빈)

日日新 2009. 10. 8. 22:01

시인 


- 임강빈



시인은 시를 쓴다

시를 쓰면서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도 있고

안으로만 밝히는 시인도 있다

시인이라고

뭐 크게 내세울 것은 아니다.


섣불리

인생 운운하는 것도 우습다

목탄으로 가볍게 스케치하듯

그런 시나 쓰면서도

공치는 날은 허전하다.


바람에 흔들리다가

풀잎이며

나뭇잎이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선다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시인이다.


* 임강빈 / 1931 충남 공주 출생. 공주사범대 국문과 졸업. 1956 <<현대문학>>에 <코스모스> 외 2편이 추천되어 등단. 1966 충남문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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