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의 만남

이문재 시인의 글

日日新 2009. 9. 4. 18:36

이문재 시인의 글


* 이윤기 씨의 에세이에 따르면, 미국의 어떤 공항 벽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붙어있다고 한다. ‘오늘은 여생의 첫날입니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란 있을 수 없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라는 경구는 너무 무겁다. 오늘은 살아온 날의 마지막 날이 아니다. 오늘은 살아가야 할 날들의 첫날이다. 오늘이 내 영원의 첫날이다.


* 사랑은 사소한 데서 출발한다. 가늘게 떨리는 귀밑머리, 정맥이 드러나는 희고 긴 손, 영화표 한 장, 그날 처음 가까이에서 본 그 남자의 턱수염 따위. 사랑은 저렇게 미미했다가 이윽고 창대해지는 것인데, 사랑의 끝은 왜 그토록 추레할 때가 많은가. 사랑은 늘 시작이어야 한다. 그래야 사랑하다가 죽을 수 있다. (이문재, 시인)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 없다, 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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