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설교 시간에 들은 예화가 인상깊게 남아 있다. 일본 전 열도를 깜짝 놀라게 한 엽기적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얘기였다. 범인 체포 후 경찰이 그가 살던 방에 들어 갔을 때, 놀랍게도 거기에는 사면 가득히 칠백 개 이상의 폭력 비디오 테잎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범죄와 그가 밀폐된 공간에 틀어박혀 보았을 폭력물이 금방 연결되었다. 폭력영화를 보고 모방범죄를 저지른 우리 청소년들의 非行에도 생각이 미쳤다.
반대의 예도 떠올랐다. 잘 알려진 나다나엘 호손이 쓴 '큰바위 얼굴'이다. 날마다 그 '얼굴'을 바라보며 자란 소년은 나중에 그 자신이 그 '얼굴'이 된다는 이야기다.
신현림은 그의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바다를 보면 바다를 닮고/ 나무를 보면 나무를 닮고 / 모두 자신이 바라보는 걸 닮아 간다.' 시인은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을 많이 생각한다. 삶을 깊게 본다. 우리도 시를 가까이 하면 眞, 善, 美에 더 다가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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