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란 어렵기도 하지만 그다지 정이 가지도 않는다. 어딘가 빈틈이 있어야 바라보는 마음이 편안하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런 여유있는 마음에서 온다.
구름에 살짝 가리운 달, 고운 얼굴에 애교 같은 까만 점, 웃을 때 살짝 보이는 덧니, 작은 흠집이 있는 빨간 홍옥은 참으로 아름답다. 무엇이든 시키는 대로 어김없이 하는 아이도 기특하지만, 야단을 쳤는데도 또 현관에 모래를 쏟아 놓은 막내 아이는 얼마나 귀여웠던가. 교수님의 구깃한 와이셔츠, 멋쟁이 친구의 어지러운 책꽂이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김수현, 수필가) <세월, 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