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바람을
- 최정례
나무가 바람을 당긴다
이 끈을 놓아
이 끈을 놓아
끌려가는 자세로 오히려
나무가 바람을 끌어당길 때
사실 나무는 즐겁다
그 팽팽함이
바람에 놓여난 듯
가벼운 흔들림
때론 고요한 정적
상처의 틈에 새 잎 함께 재우며
나무는 바람을 놓치지 않고
슬며시 당겨 재우고 있다
세상 저편의 바람에게까지
팽팽한 끈 놓지 않고
* 최정례 / 1955년 경기도 화성 출생. 1990년 ‘현대시학’으로 데뷔. 시집으로 ‘내 귓속의 장대나무숲’ ‘붉은 밭’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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