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채와 북 사이, 동백진다 (문인수)

日日新 2009. 3. 12. 19:42
 

채와 북 사이, 동백 진다


- 문인수



지리산 앉고,

섬진강은 참 긴 소리다

저녁노을 시뻘건 것 물에 씻고 나서

저 달, 소리북 하나 또 중천 높이 걸린다

산이 무겁게, 발원의 사내가 다시 어둑어둑

고쳐 눌러 앉는다

이 미친 향기의 북채는 어디 숨어 춤추나

매화 폭발 자욱한 그 아래를 봐라

뚝, 뚝, 뚝, 듣는 동백의 대가리들,

선혈의 천둥

난타가 지나간다


* 문인수/ 1945년 경북 상주 출생. 1985년 ‘심상’으로 데뷔. 시집으로 ‘뿔’ ‘동강의 높은 산’ 등이 있음. 미당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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