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서귀포 (이홍섭)

日日新 2009. 3. 4. 21:03
 

서귀포


- 이홍섭



울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있겠지요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구멍 숭숭 뚫린

담벼락을 더듬으며

몰래 울고 있는 당신, 머리채 잡힌 야자수처럼

엉엉 울고 있는 당신


섬 속에 숨은 당신

섬 밖으로 떠도는 당신


울지 마세요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당신이라고

돌아갈 곳이 없겠어요


*이홍섭/ 1965년 강원 강릉 출생. 1990년 ‘현대시세계’로 데뷔. 시집으로 ‘강릉, 프라하, 함흥’ ‘숨결’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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