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 임영조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 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3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놓고
찬란한 부활을 기다려 본다.
*임영조 / 1945년 충남 보령 출생. 1970년 ‘월간문학’과 1971년 ‘중앙일보’로 등단. 시집으로 ‘바람이 남긴 은어’ ‘그림자를 지우며’ 등이 있음.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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