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상
- 유재영
말간 귀를 세운
은사시나무가
비발디를 듣고 있다
야윈 바람은
가볍게 가볍게
발을 헛딛고
방금 숲에서 달려나온
찌르레기 울음소리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있다
얼마를 버리고 나면
저리도 환해지는 것일까
오늘도, 나뭇잎에는
나뭇잎 크기의
햇살이 얹혀 있고
눈물에는 눈물 크기만 한
바다가 잠겨 있다
*유재영/ 1948년 충남 천안 출생. 1973년 시와 시조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옴. 시집으로 ‘지상의 중심이 되어’, 시조집으로 ‘햇빛 시간’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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