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암송칼럼/시암송칼럼(2021)

아름다운 노년의 열정

日日新 2022. 6. 9. 14:18

무등일보 아트플러스 칼럼

 

아름다운 노년의 열정

 

며칠 전 유양업 작가의 제 3 수필집 출판기념회가 있었습니다. 여러 중견 문인들과 문우들이 참석하여 이제 팔순에 접어든 노작가의 문학의 열매를 축하했습니다.

 

내 둘째 형수이기도 한 유 작가는 남편과 함께 사역한 외국 선교사직을 마치고 10여 년 전에 귀국하여 거처를 형제들이 사는 광주로 정했습니다.

 

광주에 살게 된 지 얼마 안 되어 한 문우의 소개로 박덕은 전() 전남대 교수의 문학반에 들어가 시와 시조와 수필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박 교수는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자로 여러 문학장르와 그림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분으로 많은 문학애호가들을 지도하여 그들의 문학적 재능을 꽃 피우게 한 탁월한 문학교수로 알려져 있지요.

 

유 작가는 지금까지 박 교수의 지도 아래 한 권의 시조화집 (‘지금도 기다릴까’), 한 권의 시화집 (‘오늘도 걷는다’), 세 권의 수필집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별빛 따라’, ‘행복한 여정’, ‘꿈을 꾼다’)을 출간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열매들을 곁에서 지켜 보며 만남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줄탁동시, 교학상장(敎學相長) 같은 사자성어의 의미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다섯 권의 작품집에는 한국화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인 (여러 번 수상) 유 작가의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어 글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는 기쁨을 독자에게 선사합니다.

 

은퇴 전까지는 여러 예술 재능을 가꾸어 갈 마음의 여유와 시간이 없었던 유 작가는 은퇴 후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자 기쁨과 열정으로 문학, 그림 서예 등 예술의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서시(序詩)격에 해당하는 시 지금도 기다릴까는 유 작가의 문학에 대한 목마름과 기대를 잘 보여 줍니다.

 

아쉬움은/ 갈증이 숨길 따라/ 너울 너울// 먼 산/ 석양빛 구름은/ 가슴 깊이 휘영청// 이제라도 잡아볼까/ 이제라도 달려갈까// 미처 못 간/ 그 길 뛰어갈까// 꿈 속에 그 하이얀 꽃/ 깊이깊이 심어볼까.”

 

그의 여러 시 (‘천리향’, ‘교향악’, ‘오늘도 걷는다’)가 유명 작곡자에 의해 노래로 만들어졌습니다. 도서출판 천우에서 펴낸 한국을 빛낸 문인(수필가 16)에 여러 해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전문재능교육대학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은 유 작가가 지난 10년 동안 이룬 성취를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유 작가는 성악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교수생활을 한 분답게 국내외의 교회나 문화행사에 초청 받아 찬양과 노래로 청중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유 작가는 고맙게도 문학전공자도 아닌 시동생인 내가 진행하는 시 모임(드맹 시 강좌)에 참석하여 암송을 하고 노래를 불러 주기도 합니다.

 

박노해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모습 중의 하나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전신전령(全身全靈)으로 몰두해 있는 모습이라고 하였습니다. 나이를 잊고 취미활동을 하며 자신과 이웃에게 기쁨을 주는 유 작가의 제 2의 삶이 노년을 맞는 모든 이들의 귀감이 됩니다.

 

이번 호 암송추천시는 박시교 님의 꽃 또는 절벽입니다. 화자는 모두가 자신의 삶이 꽃과 감탄사가 되길 바란다고 노래합니다.

 

꽃 또는 절벽/ 박시교 (1947 ~ )

 

누구들 바라잖으리,

그 삶이/ 꽃이기를

더러는 눈부시게/ 활짝 핀

감탄사이기를

, 하고/ 가슴을 때리는/

순간의 절벽이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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