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시사랑/시인들의 일화

김춘수, 시인

日日新 2014. 2. 24. 19:38

 

김춘수 시인이 예총 경북지부장이었던 1960년 말 사무국장이었던 박훈상 씨의 소개로 모백화점 지하 살롱의 0번 아가씨인 K양을 알게 되었다. 하도 참하고 착해서 김춘수 시인의 권유와 주선으로 살롱에서 빠져나와 다방을 차리게 된 것이다. 하루는 내가 김춘수 시인에게 K양과의 관계를 물었더니 그냥 사귀는 사이라고 대답하셨다. 나는 “깊은 관계가 없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하루는 다방이 쉬는 날, 둘이서 야외 등산을 갔는데 날이 저물어서 대구로 돌아올 수 없었다. 그래서 한 민가에 방 한 칸 얻어서 하룻밤 지냈는데 김춘수 시인이 밤중에 자다가 옆에서 자는 K양의 손을 잡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K양이 김춘수 시인을 향해 “선생님도 이럴 줄 아십니까?” 하더라는 것이다. 김춘수 시인은 아차 싶어 그 이상의 아무 행동도 못했다는 것이다. 나는 “「꽃」의 시인다운 아름다운 에피소드로 알겠습니다”하고 웃고 말았다. (김원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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