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살과 살이 닿는다는 것은 (이선관)

日日新 2009. 2. 3. 20:05
 

살과 살이 닿는다는 것은


- 이선관



살과 살이 닿는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가령

손녀가 할아버지 등을 긁어 준다든지

갓난애가 어머니의 젖꼭지를 빤다든지

할머니가 손자 엉덩이를 툭툭 친다든지

지어미가 지아비의 발을 씻어 준다든지

사랑하는 연인끼리 입맞춤을 한다든지

이쪽 사람과 윗쪽 사람이

악수를 오래도록 한다든지

아니

영원히 언제까지나 한다든지, 어찌됐든

살과 살이 닿는다는 것은

참 참 좋은 일이다.


* 이선관(1942~2005)/  1942년 마산에서 태어난 시인은 평생 뇌성마비의 불편한 몸으로 시를 썼으며, 1969년 첫 시집 <기형의 노래 >를 시작으로 <인간선언 >(1969), <독수대 >(1977), <보통시민 >(1983), <나는 시인인가>(1985)를 펴냈고, 녹색문화상과 통일문학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2006년 유고시집 <나무들은 말한다 >가 나왔다.

'암송 추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김종삼)  (0) 2009.02.05
콩알 하나 (김준태)  (0) 2009.02.04
보리 (이재무)  (0) 2009.02.02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0) 2009.02.01
나의 기도 (정채봉)  (0) 2009.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