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여백 - 조창환

日日新 2012. 8. 27. 18:29

여백 - 조창환

 

감나무 가지 끝에 빨간 홍시 몇 알

푸른 하늘에서 마른번개를 맞고 있다

새들이 다닌 길은 금세 지워지고

눈부신 적멸만이 바다보다 깊다

저런 기다림은 옥양목 빛이다

이 차갑고 명징한 여백 앞에서는

천사들도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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