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조창환
감나무 가지 끝에 빨간 홍시 몇 알
푸른 하늘에서 마른번개를 맞고 있다
새들이 다닌 길은 금세 지워지고
눈부신 적멸만이 바다보다 깊다
저런 기다림은 옥양목 빛이다
이 차갑고 명징한 여백 앞에서는
천사들도 목덜미에 소름이 돋는다
'암송 추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에 들어 - 김선화 (0) | 2012.08.30 |
---|---|
강가에서 - 김용택 (0) | 2012.08.29 |
백자 - 허영자 (0) | 2012.08.25 |
애기메꽃 - 홍성란 (0) | 2012.08.24 |
나에게 - 시바타 도요 (0) | 2012.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