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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만남

무등일보 아트플러스 詩 칼럼 (2023. 2. 1) 아름다운 만남 몇 주 전, 김정옥 선생(얼굴박물관장, 연극연출가, 중앙대 교수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역임)이 ‘아름다운 만남’(부제: 20세기 내가 만난 예술인)이라는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김 선생님과는 오래 전 L선생님 덕분에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경기도에 있는 얼굴박물관은 두 번 (한 번은 재불화가이신 김인중 신부님과 함께) 방문하여 식사와 차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는 얼굴사진과 함께 40여 명의 국내외 예술인들이 소개가 되었습니다. 서문에서 김 선생은 만남의 의미를 이렇게 적어놓았습니다. “20세기의 기억 속에 파묻힌 아름다운 만남// 스승이기도 하고, 형님이기도 하고, 친구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후배이기도 한 다양한 만남 속에 // ..

소설로 맞춤법 익히기

무등일보 아트플러스 詩 칼럼 (2022. 12. 28 발간 예정) 소설로 맞춤법 익히기 최근 신경숙의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읽으며 내가 잘못 알고 있거나 많은 이들이 틀리게 쓰는 낱말들을 골라봤습니다. 우리 말을 정확히 쓰는 작가의 문장들이 맞춤법 책의 예문보다도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개하는 문장은 작품 속 문장이고, 괄호 안에 든 낱말은 우리가 틀리게 쓰는 경우입니다. 1) 큰오빠 집에서 올케가 그러는데 다 그런다고 하더라고. (올캐) 2) 그는 J시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고... (애매) 3) 아버지가 나를 보내고 울었다는 얘기는... (애기) 4) 어두워진 후까지 소주 내기 윷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윳판) 5) 오백원짜리 지폐가 한두장 들어 있을 때도 있었고... (한..

‘아버지에게 갔었어’

무등일보 아트플러스 詩 칼럼 (2022. 12. 14 발간 예정) ‘아버지에게 갔었어’ 지난 2주간 신경숙의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세 번 읽었습니다. 최근 네 자녀를 둔 아버지였던 형이 별세를 한 터라 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관심이 이 소설에 빠지게 했나봅니다. 신 작가의 소설은 ‘리진’에 이은 두 번째입니다. 우리나라의 1급 소설가답게 상상력과 문장력 모두 뛰어나 보였습니다. 소설 속의 아버지는 1933년생. 결혼 전, 외삼촌이 외할머니에게 했던 소개가 아버지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양친을 일찍 잃고 소 한 마리로 부지런히 일하며 살림을 늘려가는 허세가 없는 사람.” 결혼 후 얻은 여섯 자녀를 다 공부 시키고 (때로는 돈벌이를 위해서 서울로 올라가 막일을 하기도 하고) 이제는 치매기도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