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라고 하는 사람을 코끼리 앞에 데려왔다고 하자. 그는 뜬눈으로 코끼리를 보는 사람에다 비유할 수 있다. 그는 덩치 큰 짐승이라고 볼 것이다. 철학자는 ‘삶’을 전체적으로 관련시켜서 본다.
그런데 또 한 사람이 와서 코끼리를 보았다고 하자. 그는 코끼리가 먼 나라에서 와서 먹이를 먹지 못하여 병들어 있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자기도 눈물을 흘렸다고 하자. 이 사람을 우리는 시인이라 부른다. 그는 코끼리를 관찰하거나 생각한 것이 아니고 느낀 것이다. 그는 코끼리가 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이 세상에서 시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최인훈, 소설가) <바다의 편지, 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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