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누나가 50편을 외웠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다. 시를 열심히 외운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50편을 채울 줄은 몰랐다. 놀랍기도 하고, 동생의 시암송운동에 이토록 마음으로 함께해주나 싶어 고마운 마음 가득했다. 누나는 요즘 知人의 생일엔 붓글씨로 시를 적어 선물한다고 한다. 요즘 세상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감동적인 선물이리라.
누나는 외손녀들(초등 2학년)이 한 편 외우는 데 2천원의 상금을 주면서 시암송을 권한다. 얘들은 시를 외워서 좋고 할머니께 상금을 받아서 좋아 즐겁게 시를 외운다고 한다. 상금을 어디다 쓰는가 물었더니 그걸 모아 아프리카 어느 지역 우물 파는 곳에 보낼거라고 했단다. 정말 기특하고 예쁜 마음을 가졌다. 할머니와 손잡고 시장에 가면서도 함께 외우는데 틀린 곳이 있으면 할머니가 고쳐준다고 했다. 난 이 ‘행복한 풍경’을 그려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진다.
두 외손녀 하경이, 하영이가 틈틈이 동시를 쓴다고 한다. 읽어보니 마음처럼 시도 예쁘다. “꽃들아!/ 우리 같이 예뻐지자/ 연꽃의 향기 향긋하고/ 튜울립의 향기 듬뿍듬뿍/ 마음씨도 곱고/ 색깔도 고우니/ 사람들 첫눈에 반하고/ 꽃날에 피었네.” (하경이의 ‘꽃들아! 같이’) “가을이 되니/ 주황색이 떠오른다/ 가을이 되니/ 내가 좋아하는 홍시가 떠오른다/ 사계절 중에서도/ 가을이 제일 좋다.” (하영이의 ‘가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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