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둘 - 오세영

日日新 2011. 5. 17. 20:33

둘 - 오세영

 

혼자서는 아니,

둘이라야 한다.

부싯돌도 두 개가 마주쳐야 불을

내지 않던가.

타오르는 성냥개비도...

보석함에 채워둔 자물쇠

오랜 기다림에 지쳐 녹이 슬었다.

열쇠를 꽂아도 이젠 열리지 않는 문,

굳어버린 마음

혼자서 찔끔찔끔 드는 술이 알콜 중독으로

가는 것처럼

어차피 인생은

녹슬기 아니면 닳아지기다.

그래도

둘이 마주쳐 반짝 내는 불빛이 더

아름답지 않던가.

홀로 어둠을 지새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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