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아이와 망초

日日新 2010. 11. 8. 19:44

 

아이와 망초 - 오규원

 

길을 가던 아이가 허리를 굽혀

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돌이 사라진 자리는 젖고

돌 없이 어두워졌다

아이는 한 손으로 돌을 허공으로

던졌다 받았다를 몇 번

반복했다 그때마다 날개를

몸 속에 넣은 돌이 허공에 날아올랐다

허공은 돌이 지나갔다는 사실을

스스로 지웠다

아이의 손에 멈춘 돌은

잠시 혼자 빛났다

아이가 몇 걸음 가다

돌을 길가에 버렸다

돌은 길가의 망초 옆에

발을 몸 속에 넣고

멈추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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