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 고두현
아침 출근길에
붐비는 지하철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날 때
20분만 먼저 나섰어도...
날마다 후회하지만
하루에 20분 앞당기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가장 더운 여름날 저녁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과
사람에 쫓기는 자동차들이
노랗게 달궈놓은 길 옆에 앉아
꽃 피는 모습 들여다보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 데 17분
꽃잎 활짝 피는 데 3분
날마다 허비한 20분이
달맞이꽃에게는 한 생이었구나.
* 고두현 / 1963년 경남 남해 출생.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 시집 '늦게 온 소포'.
'암송 추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 (노천명) (0) | 2010.07.02 |
---|---|
믿음은 별이라서 (오규원) (0) | 2010.06.29 |
불행 (신달자) (0) | 2010.06.22 |
은총을 내려주시는구나 (성찬경) (0) | 2010.06.21 |
빗소리 (주요한) (0) | 2010.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