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단풍 드는 날 (도종환)

日日新 2009. 11. 9. 08:18

단풍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방하착 (放下着) : 집착하는 마음을 버리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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