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名士)들의 시 사랑 고백
* 30여 년 전에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변함없는 좌우명은 다음과 같다. 시를 공부한다는 것은, 제대로의 길을 찾는다면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도 유용하고 뜻 깊은 일이다.
* 시인은 짧게 말하지만 많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적절하고도 효과적으로 말하려는 사람을 가리킨다. 말을 가장 아껴서 사용하는 사람이 시인이며, 그렇게 쓴 것이 시이다. 짧게 말하므로 시의 언어는 여러 가지 뜻을 담아야 하고, 그러므로 시의 언어는 어렵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그러나 시의 즐거움은 이 짧은 말들을 음미하면서 더 깊은 삶의 뜻을 즐기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단번에 모든 것을 알려는 사람은 단순한 사람이거나 깊이 생각하기를 꺼리는 사람인 것이다.
시가 짧게 씌어진다고 할 때, 거기에는 어떤 거짓말도 끼어들기가 어렵다. 하나의 문장, 하나의 단어라도 흩뜨릴 수 없는 것이 시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축약하여 표현해야 한다. 이 말이 들어가도 괜찮고 저 말이 들어가도 좋은 시는 시로서 적절한 짜임을 가진 작품이 아니다. (최동호, 시인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