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나무 (곽재구)

日日新 2009. 6. 17. 20:21
 

나무


- 곽재구



숲속에는

내가 잘 아는

나무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나무들 만나러

날마다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제일 키 큰 나무와

제일 키 작은 나무에게

나는 차례로 인사를 합니다

먼 훗날 당신도

이 숲길로 오겠지요

내가 동무 삼은 나무들을 보며

그때 당신은 말할 겁니다

이렇게 등이 굽지 않은

言語들은 처음 보겠구나

아렇게 사납지 않은

마음의 길들은 처음 보겠구나


* 곽재구/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사평역에서’ 당선. 시집으로 ‘참 맑은 물살’ ‘꽃 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등이 있음. 신동엽 창작기금과 동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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