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酒幕)
- 백석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 알상이, 그 상 우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이 뵈였다.
아들아이는 범이라고, 장 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
울파주 밖에는 장꾼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
*붕어곰: 붕어를 오래 곤 국, 또는 오래 곤 붕어
알상: 자개상
장: 늘
엄지: 짐승의 어미
* 백석(1912- 미상) / 평북 정주 출생.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을 발표하여 문단에 나옴. 시집으로 ‘사슴’ ‘백석 시전집’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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