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산과 나무 - 박옥경

日日新 2013. 12. 17. 17:23

 

산과 나무 - 박옥경

 

나무는 산에 붙어살아요

비가 오면 쪽쪽

계곡으로 흐르는 물을 빨아먹고

해가 나면 푸른 하늘빛 받아먹고

바위에 뒤꿈치가 부딪쳐도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포근하고 부드러운 흙이

엄마 손처럼 감싸서

상처는 곧 아물어요

길을 가르쳐 주지 않아도

뿌리는 어디로 가야할지 잘 알아요

아무리 멀리 가도 산의 품

아무리 돌아가도 산의 품

엄마 품을 철석같이 믿는 아기처럼

천진난만하게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가요

우리가 엄마 품에 붙어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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