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 김현승
주여, 이 고요한 시간을
당신에게 바칩니다.
주여, 이 시간은
가장 정결하게 비어 있습니다.
빈 그릇과 같이 가득차 있습니다.
당신의 고요한 은혜로
가득차 있습니다.
주여, 이 시간엔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소리만이 들립니다.
눈물의 소리만이 들립니다.
주여, 이 시간엔 잃게 하소서,
요란한 말들을 잃게 하소서.
그리고
나의 눈물 소리와
나의 눈물소리만이 떨어져
이 빈 시간을
채우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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