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평안북도 용천이다. 월남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그곳에서 남부럽지 않게 생활했다. 그러나 1947년 작은딸인 나를 데리고 월남한 이후 어머니의 삶은 경제적으로 지극히 어려웠다.
학교 근처에도 못 가본 분이니 배운 것은 없고 몸은 천성적으로 좀 약하고, 월남한 피난민이라 빈손이었으니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으리라. 어머니는 남의 집 바느질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한 번도 내게 변변히 못 먹여서 안쓰럽다든가, 제대로 못 입혀서 안됐다고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사람이 입고 먹는 게 전부간? 누더기를 걸쳐도 속에서 빛이 나는 사람이어야지” 하는 말씀에 나 역시 먹고 입는 문제에 별로 무게를 두지 않고 자랐다.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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