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 박선미
아무도 살지 않는 빈터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눈썹 찌푸린 철조망
양팔 벌리고 보초 서 있다.
꼬물꼬물
살금살금
아무도 모르게
초록 손 뻗어가더니
어느 날 아침
분홍 나팔꽃 한 송이
철조망 너머로 고개 내밀었다.
무서운 철조망도
꼼짝 못하고
웃고 말았다.
분홍빛으로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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