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감꽃 이야기 - 강정화

日日新 2012. 6. 19. 19:49

감꽃 이야기 - 강정화

 

까까머리 소년이 건네준 감꽃

‘니는 감꽃보다 예뿌데이’

그 한마디 장롱 깊이 숨겨 놓았다

세월에 바스라지지 않은 채

해마다 감꽃 필 때 감나무 아래서

허허로운 마음 달랬네

외로울 때 감꽃 살짝 꺼내 공기놀이하며

혼자 그 말 떠올리며 미소 지우네

사춘기 소녀 적에

주렁주렁 감꽃 목에 걸고

꽃구름 속에 그네 뛰며

하늘을 날았네

아름다운 감꽃을 생각하며

푸른 감의 떫은 맛

유년의 무지개다리 넘어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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