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그때, 바로 그때

日日新 2012. 3. 24. 21:12

 

그때, 바로 그때 - 최일화

 

회한이 저녁놀처럼 가득할 때

낮술에 혼자 취하고 싶을 때

출근도 하지 않고 늦잠이나 자다가

엄마 무덤에로나 달려가고 싶을 때

불현듯 어린 시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져

노래 같지도 않은 노래 몇 곡 흥얼거릴 때

묵직한 통증을 안고

왼종일 눈코 뜰 새도 없는 사이

구름에게나 살짝 마음을 열어보일 때

하염없이 쏘다녔으면

고이는 슬픔을 자꾸 퍼내기라도 할 수 있다면

그때, 바로 그때

엄마 돌아가시고 채 열흘도 되지 않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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