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것
- 이면우
느타리 재배상의 썩은 볏짚 두엄 깐 며칠 뒤
막 해 뜨는 찰나, 우왓! 무지개빛 느타리버섯들
나는 땅에 납작 엎드려
손끝으로도 못 다칠 작고 영롱한 것들이
빽빽이 펼쳐진 우주적 장엄한 풍경을 보았다
숨 한번 못 내쉴 새
햇볕 따끈해지면 한꺼번에 탁 사라졌다.
헛것이다 호수의 안개와
붉은 햇살이 한순간 피워 올린 헛것이다.
나는 헛것이 텃밭 가득 지나가며 쿵쿵 뛰게 하는 가슴께로
손 얹고 한참 눈감았다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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