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송 추천시

잡초 (김동현)

日日新 2009. 12. 16. 10:13

잡초

 

- 김동현


자식도 크면 친구되지

 

이만 나이 먹으면

잡초같이 산 인생이라도 흐뭇하구나

 

봄에 푸르던 풀도

가을되면 시드는 법

 

자 너도 한 잔 받아라

잔디 줄기처럼 서로 엉기면

눈물 날듯이

푸근하구나

 

누가 적막강산이라더냐

문 열고 들을 보면

 

강 건너 날아가는

한 떼의 들기러기


* 김동현 / 1944년 충남 서산 출생.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겨울 과수밭에서’가 당선되어 등단. 시집 <겨울 과수밭에서>. <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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