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 이성선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욱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암송 추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정희성) (0) | 2009.11.28 |
---|---|
무등차 (김현승) (0) | 2009.11.27 |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정안면) (0) | 2009.11.23 |
수묵 산수 - 김선태 (0) | 2009.11.19 |
빈 들판을 걸어가면 (허영자) (0) | 2009.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