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물새
- 김명인
바닷가 물새 한 마리, 너무 작아서
하루 종일 헤맨 넓이 몇 평쯤일까.
밀물이 오르면
그나마 찍던 발자국도 다 지워져버리고
갯벌 아득한 물 너비 뿐이다.
물새, 물살 피해 모래밭 쪽으로 종종쳐
걸음을 옮기다가
생각난 듯 다시 물 가장이로 돌아가
몇 개 발자국 더 찍어본다.
황혼은 수평선 쪽이고 아직도 밝은 햇살
구름 위지만
쳐다보면 저무는 바다 어스름이 막 닫아거는
하늘 저쪽 마지막 물길 반짝이는 듯.
* 김명인 / 1946년 경북 울진 출생.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시집으로 ‘동두천’ ‘머나먼 곳 스와니’ 등이 있음. 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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